안녕하세요. 몇 가지 드릴 말씀이 있어 글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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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개편과 출판 업무 위임
먼저 웹사이트 개편과 출판 업무 위임에 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본업과 집필, 출판 업무를 다 하다 보니 셋 중 하나는 소홀히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한국을 떠나면서 출판 업무를 위임했습니다. 해외 이주 전에도 출판 업무 위임은 천천히 계획하고 실행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완전히 위임했습니다. 그래서 기존 필레우시스 스토어도 폐지하고, 개인 웹사이트로 개편했습니다. 약 20일 동안은 필레우시스 스토어로 들어가시면 현재 웹사이트로 리다이렉트 되도록 설정해 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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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백서 해설』 개정 지연에 대해
우선 『비트코인 백서 해설』 재출간을 기다리시는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개정판 출간에 대해 정말 많은 분들이 이메일이나 댓글로 문의를 주셨습니다. 얼마 전에는 이 책이 중고가로 20만 원대에 판매되는 것도 보았는데, 이걸 보고 마음이 너무너무 안 좋고 책임감도 느껴지고 죄송했습니다. 공지를 올리려고 하다가도 출판 업무 위임하고, 웹사이트 개편 후에 올리는 것이 낫겟다는 생각도 들고, 다른 일들도 겹치면서 계속 미뤄왔습니다.
지난해 11월에는 개정을 절반 정도 완료해 놓았습니다. 개정을 약간 얕잡아봤던 것 같기도 합니다. 기존 내용 중 어디를 수정하고 어디를 그대로 둘지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차라리 개정이 아니라 처음부터 완전히 다른 책을 썼다면 훨씬 빨랐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아무튼 그렇게 절반 정도 작업을 완료한 상황에서 저희가 11월에 해외로 이주하게 되었고, 잠시 작업을 중단했습니다.
현재 이주한 국가에서 소득 증명 문제로 현업의 양을 더 늘려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기존처럼 절반은 일하고 절반은 하고 싶은 일에 매진하던 방식을 고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거기에 가족이 작년 말에 투병하게 되어 중요한 짐들 모두 해외에 두고 잠깐 한국에 와 있는 상황인데, 임시 비자라서 한 번만 한국에 들어올 수 있는지라 간병을 최대한 마치고 돌아가야 합니다. 정신이 없어서 많은 분들이 주신 이메일에도 답장을 못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개정을 마쳐야 하는데, 이제 정확한 기간을 약속하는 게 죄송스러울 지경입니다. 개정은 단 한 번으로 끝낸다는 생각으로 하려고 합니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개정을 하고, 완료되는 대로 『비트코인 사용 가이드』처럼 퍼블릭 도메인에 헌정하여 이 웹사이트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책에 담을 수 있는 내용도 한정적이고 저희의 지식 수준과 집필 능력도 한정적이니 개정판을 너무 기대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epub 제작 여부도 문의 주셨습니다. 『비트코인 사용 가이드』는 사진 삽입이 많다 보니 epub 파일로 따로 레이아웃을 맞춰 제작하는 것이 어려워 pdf만 배포했습니다. 하지만 백서 해설은 글이 더 많아서 epub을 위해 레이아웃을 따로 맞추는 게 크게 어렵지 않을 것 같습니다. pdf와 함께 epub도 제작하겠습니다. 너그러운 마음으로 조금만 양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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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옆면 은장, 금장에 관해
책 옆면 은장, 금장의 가루날림에 대해 몇몇 분들이 온라인 서점에 리뷰로 남겨주시기도 했고, 이메일로 피드백을 주신 분들도 계십니다. 해당 문제를 인지하고 있습니다.
백서 해설서에 금장 디자인을 한 것은 인류 역사에서 사람들의 소중한 구매력을 보존해 주었던 금에 대한 헌사이자, 이제 그 자리를 넘겨받은 비트코인에 대한 찬사의 의미였습니다. 금은 자연이 만든 것이지만 비트코인은 인류가 자신의 손으로 직접 만든 것으로, 비로소 우리 인류가 스스로의 힘으로 경화를 만들어 냈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백서는 그렇게 금장을 했고, 사용 가이드는 백서 해설과 쌍을 이루고 싶어서 어떻게 디자인을 할까 생각했습니다. 비트코인은 누구도 빼앗을 수 없고 오롯이 자신이 통제하는 돈이라는 의미로 금고를 형상화하기 위해 은장 디자인을 했습니다. (1판의 경우 가격도 행정명령 6102호를 내포하는 16,102 sats로 설정했습니다.)
그런데 백서 해설은 잉크가 잘 먹는 모조지를 쓰는 반면 사용 가이드는 컬러 인쇄 때문에 코팅 용지를 사용합니다. 이 때문에 가루날림이 더 심한 것 같습니다. 이 문제를 인지한 후 은장 작업을 하는 도장사의 문제인가 싶어서 더 고가의 도장사로 변경해 보기도 했습니다. 그런데도 똑같은 문제가 발생했고, 결국 은장을 없애는 것이 낫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백서 해설의 금장은 어떻게 해야 하나 생각이 많습니다. 백서 해설의 경우 사용 가이드만큼은 아니지만 종종 금장을 없애는 것이 낫겠다고 리뷰를 남겨주신 분들도 있었습니다. 책이 두껍다 보니 은장, 금장 비용이 무슨 일반적인 단행본 한 권 인쇄하는 비용이랑 동일합니다. 은장, 금장을 없애면 원가 절감이 되긴 하지만 이걸 없앴을 때의 소장 가치에 대해서도 고민이 됩니다. 물론 책은 결국 읽히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는 쪽이지만, 어떤 분들은 책을 구할 때 소장 가치도 크게 고려하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오랜 고민 끝에 『비트코인 사용 가이드』는 다음 판부터 은장을 없애고, 『비트코인 백서 해설』은 개정된 이후에 본 웹사이트에서만 금장이 있는 책 버전을 한정적으로 판매하기로 했습니다. 서점에서는 금장이 없는 버전으로 판매될 예정입니다(책 내용은 동일합니다). 고민하고 개선할 수 있도록 리뷰 남겨주신 분들, 이메일로 피드백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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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의 말씀과 인사
백서 해설 개정판을 기다려 주신 분들께 너무나 죄송합니다. 얼굴 한번 뵙지 못한 분들께서 졸작(사토시 나카모토의 백서는 걸작이지만 저희 해설은 졸작입니다.)에 관심 가져주시고… 어떻게 감사를 표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감사한 분들께 양해를 바라는 것도 죄송스러울 지경입니다. 어떻게 말씀드려도 감사한 마음과 죄송한 마음을 다 표현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투병하며 고생하는 가족을 보며 무엇보다 건강이 중요하다는 걸 많이 깨달았습니다. 검열저항적이고 소중한 시간을 저장할 수 있는 돈을 가졌더라도, 그게 끝이 아니라 우리 시간의 질을 높이고 길이를 늘려야 한다는 걸 뼈저리게 깨닫고 있습니다.
모두들 건강하고 밀도 있는 한 해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다들 너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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